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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54

<와일드 씽>-재기를 위한 대환장 로드무비(코미디 로드무비, 오정세, 강동원) 극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이 영화에 반쯤 설득당한 상태였습니다. 강동원이 1990년대 오렌지족 스타일 의상을 입고 그 시절 뮤직비디오 문법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SNS에 돌아다니고 있었거든요. 처음엔 강동원이 진짜 음반을 낸 줄 알았습니다. 몇 초 보다가 '이게 영화 홍보였구나' 하고 깨달았는데, 이미 알고 나서도 계속 보게 됐습니다. 영화보다 홍보 영상이 더 기대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은 그 드문 케이스였습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홍보 영상만큼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엔딩 장면을 보고 나서 극장을 나올 때, 묘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어떤 영화인가: 대환장 로드무비은 손재곤 감독의 신작입니다. (2006), (2010).. 2026. 6. 15.
<교생실습>-김민하 감독히 포기하지 않은 이유(저예산 독립영화, 호러 코미디) 이라는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가을, 지인이 보내온 짧은 메시지 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 봤어? 너무 웃긴데 좀 슬프기도 해." 클릭해보니 OTT 화제작 목록 어딘가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수능일에 맞춰 개봉했다가 3만 명 남짓의 관객을 모으고 극장에서 내려왔던 저예산 호러 코미디. 그런데 OTT에서 이 영화를 발견한 사람들이 친구들과 함께 밤에 모여 떡볶이를 먹으며 보는 이른바 '걸스 나잇' 문화를 타고 퍼져나갔고, 왓챠 '걸스 나잇' 영화 1위에까지 올랐습니다. 보고 나서 저도 그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황당하고 웃기지만, 그 안에 분명히 무언가가 있었습니다.그 영화를 만든 김민하 감독이 이번엔 을 들고 왔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작품상과 배우상(한선화)을 동.. 2026. 6. 1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6)> (워킹걸, 칙릿, 속편이 마주한 시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미란다 프리슬리를 그냥 '나쁜 상사'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첫 직장에서 야근을 밥 먹듯 하며 편의점 도시락을 씹다가 다시 틀었을 때, 전혀 다른 영화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지금 개봉 소식이 들려오는 시점에, 1편이 왜 아직도 유효한지, 그리고 속편이 과연 그 가치를 이어받을 수 있는지 짚어보려 합니다.워킹걸 장르가 불편하게 찌르는 것들혹시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를 속으로 세 번씩 되뇌며 눈물을 삼킨 적 있으신가요?는 칙릿(Chick Lit) 장르의 대표작으로 분류됩니다. 칙릿이란 젊은 여성의 일상과 감정을 중심으로 한 대중 소설·영화 장르를 가리키는 용어로, 한때 '가벼운 여성 취향'이라는 뉘앙스로 폄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 장르 안.. 2026. 5. 6.
<내 이름은> : 제주에서 느낀 감정의 정체 (이름, 교실, 고독함) 제주에 처음 갔을 때 저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분명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바다는 파랗고, 바람은 부드럽고, 어디를 찍어도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묘하게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관광지 한복판인데도 이 섬이 육지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졌고, 그 평화로운 풍경 안에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고독감 같은 것이 끼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섬이라서 그런가 보다"하고 넘겼습니다.을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그때 그 감각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영화비평 블로거로서 저는 역사 소재 영화를 다소 경계하는 편입니다. 비극이 감동 코드로 소비되거나, 반대로 너무 무거워 관객을 밀어내는 경우를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나서면서 그 의심은 .. 2026. 4. 30.
<목소리들> 제주 4·3의 목소리를 찾아서 (증언, 비평, 기록) 제주도를 떠올리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많은 분들에게 제주는 에메랄드빛 바다, 시원한 바람,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휴양지의 풍경일 것입니다. 저 역시 작년 가을 가족과 함께 제주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며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혜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을 관람한 후, 제가 느꼈던 그 찬란한 풍경 뒤에는 제주의 또 다른 아픔과 서늘한 진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 나열을 넘어, 우리가 외면했거나 혹은 차마 들여다보지 못했던 제주 4·3의 여성적 기억을 복원해냅니다. 비평가이자 블로그 제작자로서, 이 영화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그 속에 담긴 산업적·예술적 가치를 깊이 있게 짚어보고자 합니다.1. 지워진 이름들, 그.. 2026. 4. 18.
<호퍼스>: 4분의 편리함과 맞바꾼 공존의 가치(정치인, 정치학, 비판) 최근 디즈니·픽사의 행보를 지켜보면 한 가지 명확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과거의 픽사가 '잃어버린 동심'이나 '감정의 실체'를 탐구하는 데 주력했다면, 2026년의 픽사는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현실의 정치'를 스크린 위로 노골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 정점에 서 있는 작품이 바로 신작 니다. 저는 이 영화를 3월 34일 비 오는 화요일 오후, 한산한 상영관에서 홀로 관람하며 묘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야 할 극장 안은, 스크린 속 메이블과 제리 시장이 주고받는 날카로운 설전 덕분에 마치 시사 토론장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이자연 기자의 평론을 바탕으로, 가 보여준 정치적 스탠스와 그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의 과부하'에 대해 심도 있게 .. 2026. 4. 9.
작성자: sangsang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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