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6 다양성은 구호가 아니라 예산이다 — 프랑스 영화 정책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프랑스 CNC, 다양성 지원, 한국 영화 정책) 4,700만 유로. 2007년부터 2024년까지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가 '다양성 영상 지원 기금'을 통해 약 2,300개 작품에 쏟아부은 돈입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7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도시 빈곤 지역 청년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랑스 해외 식민지 출신 주민들의 문화를 기록한 영상물. 이런 작품들이 17년간 국가 예산으로 만들어졌습니다.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규모의 '다양성 영화 지원'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이라는 단어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단어이자,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그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양성이라는 단어는 한국 영화계에서도 자주 들립니다. 그런데.. 2026. 6. 3. 넷플릭스 상위권에 오른 독립영화, 감독 통장엔 얼마가 들어올까(OTT 역주행, 계약, 창작자 지원) 지난 주말, 가족들과 뭘 볼까 고민하다 넷플릭스를 켰습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영화 한 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두부 공장을 둘러싼 3대 가족의 갈등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제목이었지만, 별점이 꽤 높았고 리뷰에 "극장에서 못 봐서 아쉬웠는데 넷플릭스에서 발견했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었습니다. 결국 가족과 함께 봤고,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2024년 9월 극장 개봉 당시 최종 관객 수는 3만 4천여 명에 그쳤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공개 직후 한국영화 카테고리 2위에 올랐습니다.이런 현상을 요즘 '역주행'이라고 부릅니다. 극장에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독립예술영화가 OTT 플랫폼에서 뒤늦게 재발견되는 것입니다. 반가운 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 2026. 6. 2. 전주시네마 프로젝트 12년 (전주국제영화제, 국제 공동제작, 영화제작 투자) 저는 영화 관련 글을 쓰면서 늘 한 가지 질문을 붙들고 삽니다. "이 영화는 어떻게 세상에 나왔을까." 화려한 개봉 포스터 뒤에는 반드시 누군가 그 영화의 존재를 믿고 돈을 댄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상업영화가 아닌 경우, 즉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독립·예술영화의 경우에는 그 '누군가'가 도대체 누구인지가 늘 궁금했습니다.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본 건 최근의 일입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 소식이 들릴 때마다 어렴풋이 이름을 들었지만, 이 프로젝트가 12년 동안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 그리고 지금 왜 흔들리고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알고 나니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적 문제들이 한 프로젝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1억 원짜리 '백지위임장': JCP가 다.. 2026. 5. 31. NAB Show 2026이 보여준 것들(AI 영화 제작, 마이크로 시리즈, 소버린 AI, 한국 영화산업) 솔직히 말하면, 저는 얼마 전까지 "AI로 영화를 만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한 발짝 물러서는 편이었습니다. 기술 데모 영상에서 본 AI 생성 이미지들이 대부분 어딘가 어색했고, 현장 촬영의 날것 같은 질감이나 배우의 눈빛을 AI가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Show 2026에 관한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현장 리포트를 꼼꼼히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AI가 "이런 것도 가능하다"를 보여주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것입니다. 전시장의 화두는 단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실제 워크플로에 녹이느냐."AI 이노베이션 파빌리온: 방송 전시회가 달라졌다NAB Show는 매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미디어·엔터.. 2026. 5. 30. 벡델데이 2025 현장 체험기(벡델 테스트, 현장, 기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이하여, 많은 가족단위 행사가 열리고 있다. 행사를 구경하다가 여성인권에 대한 행사 현수막을 보았고, 작년 벡델데이 때 일기를 쓴 것이 기억이 났다. 25년 벡델 행사를 참여기를 올려보고자 한다. KU시네마테크 앞에 줄이 생각보다 길었습니다.평일 낮, 홍보가 크게 된 행사도 아닌데 자리를 채운 관객들이 꽤 있었습니다. 20대 여성이 많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중년 남성 관객도 눈에 띄었고, 영화 관계자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이 행사가 벌써 6회째라는 사실이 그때서야 실감 났습니다. 처음에는 '성평등 영화제'라는 타이틀만 보고 특정 관객층을 위한 행사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그보다 훨씬 넓었습니다.벡델데이 2025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주.. 2026. 5. 8.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6)> (워킹걸, 칙릿, 속편이 마주한 시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미란다 프리슬리를 그냥 '나쁜 상사'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첫 직장에서 야근을 밥 먹듯 하며 편의점 도시락을 씹다가 다시 틀었을 때, 전혀 다른 영화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지금 개봉 소식이 들려오는 시점에, 1편이 왜 아직도 유효한지, 그리고 속편이 과연 그 가치를 이어받을 수 있는지 짚어보려 합니다.워킹걸 장르가 불편하게 찌르는 것들혹시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를 속으로 세 번씩 되뇌며 눈물을 삼킨 적 있으신가요?는 칙릿(Chick Lit) 장르의 대표작으로 분류됩니다. 칙릿이란 젊은 여성의 일상과 감정을 중심으로 한 대중 소설·영화 장르를 가리키는 용어로, 한때 '가벼운 여성 취향'이라는 뉘앙스로 폄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그 장르 안.. 2026. 5. 6. 이전 1 2 3 4 ··· 18 다음 작성자: sangsang2025 영화 산업과 문화 콘텐츠 분석을 중심으로 글을 작성하는 개인 미디어 블로그입니다. OTT 환경 변화와 관람 경험에 관한 연구형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본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1차 작성자가 직접 조사·작성합니다.